감신대, "퀴어서적 이미 뺐다" 해명 하루 만에 거짓 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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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대, "퀴어서적 이미 뺐다" 해명 하루 만에 거짓 판명

24권 추가 발견으로 드러난 학교 측 '미봉책' 대응 태도 논란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유경동, 이하 감신대)가 도서관 내 퀴어 관련 서적 비치 논란과 관련해 언론에 밝힌 해명이 하루 만에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학교 측의 대응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안의 본질적 해결보다는 당장의 비판을 모면하려는 '미봉책'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뺐다"던 서적, 다음 날 24권 발견

 

성혈감리교회 김요환 목사가 최근 감신대 내 특정 수업 발언, 도서관 퀴어신학 서적 비치, 교내 퀴어 관련 동아리 활동 등의 문제를 연이어 제기하자, 감신대 학생경건처 관계자는 623일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도서관에는 퀴어서적이 비치되지 않고 있다. 관련 서적은 최근에 뺐다"고 해명했다. 다만 언제 서적을 뺐는지에 대해서는 "일자는 정확히 모른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624일 오후 4~5시경, 학생들이 직접 감신대 도서관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퀴어신학 관련 서적 24권이 여전히 서가에 비치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혈교회 측이 공개한 목록에는 무지개신학(패트릭 쳉), 젠더 무법자(케이트 본스타인), From Sin to Amazing Grace: Discovering the Queer Christ, Queer Theology: Rethinking the Western Body(Gerard Loughlin) 등 국내외 퀴어신학 관련 서적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성혈교회 측은 "학교 측은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감신대는 거짓과 궁색한 변명만을 늘어놓으며 손쉽게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학문적 연구와 실천적 옹호 사이의 경계선

 

신학대학 도서관에 퀴어신학 관련 서적이 소장되는 것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퀴어신학에 대한 옹호나 찬성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주장의 내용을 학문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해야만 이에 대한 적절한 비판과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논란이 된 서적들 중 상당수는 단순한 학문적 참고 자료의 범위를 넘어선다. 김요환 목사가 처음 제기한 목록 중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성소수자 연인 축복 예식서온전한 애도를 위한 성소수자 장례예식서는 성소수자 목회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실천적 예식서다. 퀴어문화축제 방해 잔혹사는 특정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성격의 서적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지난 2월 감신대를 포함한 3개 신학대학에 '퀴어신학의 이단 규정에 따른 주의안' 공문을 발송하고, 감신대 교무처 스스로도 312"교리와 장정에 반하는 내용의 수업을 자제하라"는 안내를 교수들에게 발송한 상황에서, 이러한 실천적 옹호 서적들이 제한 없이 대출 가능한 상태로 비치되어 있었다는 것은 별도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문제의 핵심은 학교 측 대응 태도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가장 심각하게 지적되어야 할 것은 서적 비치 여부 자체보다도 학교 측이 보여온 대응 태도다.

 

감신대는 논란이 불거지자 실질적인 해명을 일관되게 회피해왔다. 문제가 된 서적들이 어떤 경위로 도서관에 비치되었는지, 제기된 문제들 중 어떤 부분을 인정하고 어떤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 단 한 번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학교가 선택한 방식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서적을 이미 뺐다"는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은 해명으로 논란을 덮으려는 시도였고, 다른 하나는 문제를 제기한 김요환 목사를 향해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관련 법령에 따른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는 총장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게시하는 것이었다. 전자는 하루 만에 거짓으로 드러났고, 후자는 정당한 비판을 법적 위협으로 차단하려는 시도로 비쳐지고 있다.

 

교단의 공식 결의도 무시한 채

 

이번 사태는 갑작스럽게 불거진 것이 아니다. 기감 제36회 행정총회는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결의했으며, 36회 입법의회에서는 이를 교리와 장정에 명시했다. 교단법상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는 일반범과에 해당하여 정직, 면직, 출교 등의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교내에는 비공식 퀴어 동아리 '무지개감신'517일 성소수자 평등의 날을 맞아 학내 공식 게시판에 무단으로 대형 포스터를 부착하고, 교내 9개소 이상에 무지개와 하트 그림을 그리는 게릴라 행동을 벌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서도 "게시되면 떼고 있을 뿐, 상시 관리가 어렵다"는 소극적 입장만을 보였다.

 

투명한 소통과 책임감 있는 조치 필요

 

감신대는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교단 신학교로서, 웨슬리 신학의 전통 위에 "경건, 학문, 실천"을 교훈으로 삼아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다. 그 정체성에 걸맞은 대응이 지금 요구되고 있다.

 

학교 측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문제가 된 서적들의 비치 경위를 투명하게 밝히고, 제기된 각각의 문제들에 대해 동의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명히 밝히며, 그에 따른 구체적인 조치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미 뺐다"는 확인되지 않은 해명이나 법적 대응 예고가 아니라, 교단과 동문, 그리고 재학생들을 향한 진정성 있는 소통과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한 때다.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해명이 하루 만에 거짓으로 드러난 지금, 감신대가 선택해야 할 길은 더욱 분명해졌다. 미봉책으로 덮으려 할수록 신뢰는 더 깊이 무너질 뿐이다.


 (다음은 학교법인과 총장에게 보낸 질의서) 

 

질 의 서


수신: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 이사장직무대행 백용현 목사
발신: 사랑과 공의 뉴스 대표 박온순 (발행·편집인)
날짜: 2026626
제목: 감신대 학내 논란 및 총장의 법적 대응에 대한 학교법인 공식 입장 질 의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 이사장직무대행 백용현 목사님께,

최근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이 설립·운영하는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특정 강사의 강의 내용, 도서관 퀴어 관련 서적 비치, 비공식 퀴어 동아리 활동, 그리고 이에 대한 유경동 총장의 법적 대응 예고 등 일련의 사안이 발생하여 교계와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감신대의 설립자이자 최종 책임 주체인 학교법인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여 공정하고 균형 잡힌 보도를 위해 다음과 같이 질의드립니다.

 

질의 1. 총장 법적 조치 예고와 학교법인 승인 여부

유경동 총장이 감신대 홈페이지에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관련 법령에 따른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문을 게시하였습니다. 이에 관하여 다음 내용 질의 드립니다.

. 해당 입장문과 법적 조치 예고가 학교법인에 사전 보고되었는지, 그리고 학교법인의 승인 또는 동의를 거친 사항인지 질의드립니다.

. 동문 목회자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에 교비 또는 법인 예산이 사용되는 것에 대한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의 공식 입장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2. 교단 결의 이행과 학교법인의 감독 책임 관련 입장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제36회 총회에서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하였고, 교단 이대위는 262월 교단 결의에 따라 감신대 등 신학대학에 주의안공문을 발송했습니다. 그럼에도 감신대 내 퀴어 관련 서적 비치와 비공식 동아리 활동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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